
우리 대학 반도체신소재전공 윤요한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에서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핵심 난제로 꼽히는 상불안정성(phase instability)의 발생 원인이 규명됐다. 연구에서는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제어 기술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Engineered Interfacial Control for Suppression of Phase Instability: Operando Visualization from Device to Module Scale’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Impact Factor 14.1, JCR 상위 약 7%)에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광전변환 효율과 저비용 공정이라는 장점 덕분에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와이드 밴드갭 혼합 할라이드 구조는 실리콘과의 텐덤 구조, 경량‧고효율 전력원, 대면적 모듈 응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구동 환경에서는 빛과 전기장이 동시에 작용하면 할라이드 이온 이동으로 조성이 분리되고, 이로 인해 성능과 안정성이 빠르게 저하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윤요한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열화가 소자 전체에서 균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하 추출이 원활하지 않은 국소 영역에서 먼저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투명 ITO 상부전극 기반 실시간 전류밀도-전압 흡수분광법(RTJAS)을 적용해 태양전지 작동 중 전하 추출 상태를 관찰했다. 그 결과, 빛에 의해 유도되는 상분리는 전하 추출이 충분하지 않은 영역에서 우선적으로 발생하며, 이러한 공간적 불균일성이 장기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모듈 구조에서는 셀 사이의 전기적 비활성 영역(dead area)이 상불안정성의 시작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기존의 소자 단위 평가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모듈 수준의 열화 경로를 보여준다.
연구팀은 DLTS(Deep-Level Transient Spectroscopy)와 DFT(밀도범함수이론) 계산을 결합해 인터페이스 결함의 역할도 분석했다. 기존 인터페이스에서는 이동성 아이오딘 공공(iodine vacancy)과 관련된 결함 준위가 형성되어 비복사 재결합과 열화를 촉진하는 반면, 수정된 인터페이스에서는 이러한 결함의 형성과 이동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기 인터페이스가 아이오딘 공공을 국소적이고 비활성적인 상태로 고정함으로써 상분리와 이온 이동을 동시에 감소시키는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이와 같은 인터페이스 설계는 성능 개선으로 이어졌다. 수정된 구조를 적용한 소자는 더 높은 fill factor(충전계수)와 더 낮은 hysteresis index(이력현상 지수)를 보였으며, 광전변환효율 또한 향상됐다. 연속 최대전력점 구동 조건에서 기준 소자가 200시간 이후 초기 효율의 약 20%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수정된 인터페이스 소자는 약 80% 수준을 유지했다. 모듈 수준에서도 상분리 관련 분광 신호가 거의 나타나지 않아 대면적 구조에서도 적용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불안정성이 재료 자체의 조성뿐만이 아니라, 국소 전하 추출 조건과 인터페이스 결함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규명했다는 데 학술적인 의미가 있다. 또한 실제 구동 환경에서의 열화 과정을 관찰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모듈의 상용화는 물론, 항공우주‧경량 전력 시스템 등 극한 응용 분야에도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우리 대학을 포함해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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