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항대

[경향신문]공항민영화,과연 시급한가?

  • 2008-09-12

 

다음 글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공항 민영화와 관련하여

9월 9일 게재된 본교 이영혁 교수 ( 항공교통물류우주법학부, 위 사진 ) 의 경향신문 시론입니다.

 

[ 시론 전문 ]

 

최근 정부는 방만과 부실, 철밥통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공기업에 대해 강력한 민영화의 처방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민영화는 공기업 병을 치유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따라서 민영화의 대상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이러한 공기업 병이 깊은 기관을 우선 순위에 올려놓는 것이 본래의 목적에 맞을 것이다. 또 민영화를 해도 각 기관별로 사전 정지작업이 꼭 필요하며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브랜드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정부의 투자비 부담을 덜기 위한 민영화라면 제값을 받고 지분을 매각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활주로 등 에어사이드의 토지를 정부가 매입하여 지나치게 높은 부채비율을 낮춰주는 선행조치가 필요하다.

 

10년이 지나도 흑자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개항 이후 4년 만에 흑자를 달성하고 세계적으로 서비스가 좋고 효율성이 높은 공항이 된 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민간기업이라서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이 아니다. 100%의 지분을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공기업이지만 항공안전에 꼭 필요한 핵심시설만 직접 운영할 뿐 터미널의 민간임대와 용역회사의 활용 등 프랜차이징과 아웃소싱을 통해 이미 최대한 운영의 민영화를 이루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필요한 것은 지분의 민간 매각보다는 효율성 극대화를 꾀하는 자율경영을 위한 환경 정비에 정부가 나서는 것이 먼저다.

 

공항과 같은 공기업에는 공공서비스의무가 항상 따라 다닌다. 따라서 민영화 시에는 독점의 폐단을 막고 상호경쟁에 의한 동태적 상승 효과를 거두기 위해 운영 주체를 복수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영국 런던 지역의 모든 공항들을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BAA의 경우 증시에 상장된 민간기업이지만 독점의 폐단이 깊어져 최근에는 영국 정부가 이를 분리시켜 경쟁체제로 가져갈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공항이 수익 올리기에 급급할 경우 터미널에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상점들이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나친 수익추구를 억제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는 ‘이익률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이착륙료나 공항사용료를 대폭 인상해도 항공사와 여행객들은 어쩔 수 없이 그 공항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빈, 아테네, 뒤셀도르프, 베를린 등 실제로 민영화된 공항에서 이러한 공항사용료의 급격한 인상과 같은 독점의 폐단이 발생하여 분쟁이 그치지 않았던 사례가 많다. 따라서 각국 정부에서는 사용료의 인상수준을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면서 생산성 향상의무를 부과하는 ‘가격 상한 규제(price cap regulation)’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의 공공부문 민영화의 1차 목적이 방만과 부실, 비효율성의 제거에 있다면 그 대상 선정과 방법에 대해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기관에 따라 부작용이 많은 민영화 대신 다른 대안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하고, 민영화 하더라도 공공성의 유지와 독점의 폐단 방지를 위한 규제대책을 같이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영혁 | 한국항공대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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