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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5차에 실린 큐브위성 10기 중 3기, 우리 대학 교수‧학생 손 거쳤다

  • 2026-10-08

스텝랩1
 

  누리호가 10월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다섯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누리호에는 우리 대학 교수와 학생이 개발에 참여한 위성 3기가 함께 실려 우주로 향했다. 우주공학전공 오현웅 교수가 창업한 ㈜스텝랩이 체계개발을 맡은 '대전샛-1호', 우주공학전공 송용규 교수가 창업한 ㈜쿼터니언의 'PERSAT 2호', 그리고 양준영 학생(항공우주공학전공 22)이 참여한 대학생 연합팀의 'GBSAT'이다. 세 위성은 각각 국산 장비 검증과 해양 감시, 우주 방사선 측정이라는 뚜렷한 임무를 안고 발사체에 올랐다.

 

  이번 발사에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국내 산·학·연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 등 모두 15기의 위성이 실렸다. 그중 우리 대학이 참여한 3기의 위성은 모두 큐브위성이다. 큐브위성은 가로·세로·높이 10cm 정육면체(1U)를 기본 단위로 한 작은 위성으로, 크기는 작지만 새로 개발한 부품이나 기술이 실제 우주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해 볼 수 있어 '우주 실험실'로 불린다.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오른 뒤 큐브위성들을 약 10초 간격으로 2기씩 우주로 내보냈다. 다만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9기는 정상적으로 분리됐으나, 쿼터니언이 개발한 PERSAT 2호는 아쉽게도 사출되지 못했다.

 

스텝랩2
 

  먼저 스텝랩이 개발을 이끈 대전샛-1호는 대전광역시가 지역 우주기업들이 우주 비행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추진한 '대전샛 프로젝트'에서 탄생했다. 크기는 16U, 무게는 약 23.6kg으로 일반적인 큐브위성보다 몸집이 크다. 스텝랩은 2024년 4월 이 사업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대전 지역 우주기업 5곳과 손을 잡았다. 여러 기업이 각자 만든 부품과 장비를 하나의 위성으로 엮어 내는 '체계종합'이 스텝랩의 몫이었다. 위성 설계에서 시작해 탑재체와 전력시스템, 지상관제까지 전체 과정을 아우르는 일이다. 그동안 위성의 구조와 열, 동역학 등 우주 기계시스템 기술을 바탕으로 부품과 탑재체를 개발해 온 스텝랩에게는 위성 전체를 처음으로 책임진 도전이었다.

 

  대전샛-1호에는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탑재체 4종이 실렸다. 1.6m급 해상도로 지상의 컬러 영상을 찍는 전자광학카메라, 우주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든 대용량 메모리, 그리고 스텝랩이 개발한 셀피 카메라와 고댐핑 전개형 태양전지판 모듈이다. 이 가운데 셀피 카메라는 이름 그대로 위성이 자기 모습을 직접 찍는 카메라다. 위성 바깥에 달려 있어 지구와 우주를 배경으로 대전샛-1호의 모습을 담는다. 고댐핑 전개형 태양전지판 모듈은 우주에서 날개처럼 펼쳐지는 태양전지판이 발사 때의 진동에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장치다. 대전광역시와 참여기관의 로고가 새겨진 위성이 우주를 나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위성이 보내오는 영상은 도시관리와 환경·안전 같은 공공 분야, 그리고 학생들이 위성 영상과 우주를 직접 체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스텝랩은 위성과 별도로 또 하나의 장비를 이번 발사에 함께 올렸다. 진동저감형 16U 사출관 'STEP-POD16'이다. 사출관은 위성을 발사체 안에 단단히 고정해 두었다가 목표 궤도에 이르면 우주 공간으로 밀어내는 장치다. 대전샛-1호를 개발하던 당시 국내에는 16U급 위성에 쓸 수 있는 사출관이 없었다. 해외 제품을 들여오는 방법도 있었지만, 스텝랩은 직접 만드는 길을 택했고 약 1년 만에 개발을 마쳤다. 누리호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동안 위성은 강한 진동과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다. 이 충격은 위성은 물론 광학카메라 같은 정밀 장비에 큰 부담이 된다. STEP-POD16은 위성에 전달되는 진동과 충격을 줄여 위성을 안전하게 지키고, 그만큼 임무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 준다.

 

  우주 산업에서는 지상에서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보여도 실제 우주에서 작동한 이력이 없으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스텝랩이 이번 발사를 중요한 기회로 본 이유다. 스텝랩은 이번 발사로 대전샛-1호와 사출관의 우주 비행 이력을 함께 쌓게 됐고, 진동저감형 사출관이라는 기술적 차별화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대전샛 프로젝트는 스텝랩이 성장하는 데에도 든든한 발판이 됐다. 사업을 수주할 당시 9명이던 직원은 현재 35명으로 늘었고, 매출을 비롯한 사업 실적은 약 10배 커졌다.

 

쿼터니언1
 

  송용규 교수의 쿼터니언은 우리 대학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기업이다. 30년 넘게 무인항공기와 비행제어 시스템을 연구해 온 송 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세웠다. 쿼터니언이 이번 발사에 실은 PERSAT 2호는 가로·세로 10cm, 높이 36.6cm, 무게 3.25kg의 3U 큐브위성으로, 고도 550km 궤도를 돌며 6개월 동안 제주 연안의 해양 쓰레기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았다. 쿼터니언은 그동안 제주도를 비롯한 해안가로 밀려드는 해양 쓰레기를 드론으로 살펴 왔다. 하지만 드론이 볼 수 있는 범위는 생각보다 좁아서, 넓은 바다 전체의 해류 흐름과 쓰레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더 넓은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눈이 필요했고, 그 답이 위성이었다.

 

  드론 기업이 위성을 만든다는 것이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쿼터니언은 위성을 '우주에 띄우는 드론'으로 보고 접근했다. 실제로 드론을 움직이는 CPU보드와 전원제어보드, 통신모듈, 임무컴퓨터, 자세제어 소프트웨어는 위성의 구성과 매우 유사하다. 쿼터니언은 드론에서 검증한 기술을 바탕으로 위성의 두뇌 역할을 하는 메인보드(OBC), 위성에 전기를 공급하고 관리하는 전력시스템(EPS), 광학 카메라 모듈과 통신 안테나를 직접 만들었다. 위성이 우주에서 몸의 방향을 바로잡는 데 쓰는 리액션 휠과 자기토커까지 주요 부품을 자체 개발해 국산화했다. 위성이 흔들리지 않고 목표 지점을 정확히 바라보도록 하는 자세제어 알고리즘은 우리 대학 관련 연구실과 머리를 맞대 완성도를 높였다. 해외 부품은 값이 비싸고 주문 후 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는데, 쿼터니언은 표준 규격에 맞춘 국산 부품 플랫폼을 갖춰 6개월 안에 위성을 반복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쿼터니언2
 

  쿼터니언에게 이번 발사는 두 번째 누리호 탑승이었다. 지난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에 PERSAT 1호를 실어 보낸 데 이어, 5차 발사까지 연속으로 위성을 올렸다. PERSAT 2호에는 1호를 운용하며 얻은 경험이 고스란히 담겼다. 주 통신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리듐 위성통신망을 통해 위성의 상태 정보를 지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통신 경로를 두 갈래로 만들었고, 위성에 전기를 나눠 주는 전력 보드의 용량도 1호보다 2배 이상 늘렸다.

 

  PERSAT 2호는 이번에 궤도에서 임무를 시작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쿼터니언은 지난해 PERSAT 1호가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하면서, 자체 개발한 국산 부품이 실제 우주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 쿼터니언은 이번 경험을 밑거름 삼아 PERSAT 시리즈의 개발과 발사를 이어 갈 계획이다.

 

양준영학생
 

  학생들이 직접 만든 GBSAT도 이번 누리호에 함께 올랐다. 양준영 학생을 비롯해 경기북과학고에서 함께 공부한 동문 7명이 우리 대학과 KAIST, DGIST, 서울대, GIST로 각자 진학한 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한 큐브위성 대회를 계기로 다시 모여 개발했다. GBSAT은 태양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양성자 등 우주 방사선을 측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팀 대표를 맡은 양준영 학생은 이 대회에 참가하면서 우주 분야에 자신감을 얻었고, 2023년 금속 3D 프린터와 사운딩 로켓을 개발하는 VF SPACE㈜를 창업했다. VF SPACE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패밀리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3월에는 자체 개발한 사운딩 로켓 '히페리온 주니어' 발사에 성공했다.

 

  교수들이 연구실에서 쌓아 온 기술과 학생들이 직접 만든 위성이 같은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대전샛-1호와 GBSAT은 지상국과의 교신을 이어 가며 각자 맡은 임무를 하나씩 수행해 나간다. 쿼터니언의 도전도 다음 위성으로 이어진다. 우리 대학 연구실에서 시작된 기술은 교수 창업기업과 학생 창업으로 자라났고, 앞으로도 우주에서 그 가능성을 차근차근 증명해 나갈 것이다.

 

 

*오현웅 교수 프로필

오현웅 한국항공대 우주공학전공 교수

우주공학전공 교수 / ㈜스텝랩 대표이사 / KAU 우주시스템기술연구소 소장

 

[학력]

- 1993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기계공학과 학사

- 1999 일본 도쿄대학 항공우주공학과 석·박사

 

[주요 경력]

- 1999~2005 일본 JAXA(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기술연구본부 연구원

- 2005~2012 국방과학연구소 영상정보 체계개발단 선임연구원

- 2012~2023 조선대학교 스마트이동체융합시스템공학부 교수

- 2022~현재 우주메커니즘전문기업 ㈜스텝랩 대표이사

- 2023~현재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 2026~현재 국가우주위원회 위원, 공군 정책자문위원

 

[연구성과]

- 방위사업청 미래도전기술개발사업 민간주도 초소형 SAR위성 개발 PM으로 성공적 개발 견인

- 독일 OHB에 미소진동저감장치 수출 기여

- 차세대중형위성 김벌형 X밴드 안테나, 바이오 탑재체 등 다수의 비행모델 개발 참여

 

[수상]

- 미국항공우주학회·미국소음진동공학회 우수논문상, 한국항공우주학회 최다논문인용상·학술상 등 국내외 수상 48건

 

*송용규 교수 프로필

송용규 한국항공대 우주공학전공 교수 

우주공학전공 교수 / ㈜쿼터니언 대표

 

[학력]

- 1987 서울대학교 항공공학과 학사·석사

- 1992 미국 미시간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박사

 

[주요 경력]

- 1993~현재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 2000~2001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 연구교수

- 2018~2020 한국항공대학교 공과대학장

- 2018~현재 ㈜쿼터니언 대표

 

[연구성과]

- 행정안전부 재난치안용 멀티콥터 무인기 공통플랫폼 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과제 30여 건 수행

- 무인기 3대 자동편대비행 국내 최초 성공, 농약살포용 멀티콥터 세계 최초 개발

- 「다수 무인항공기의 자동편대비행 시험」(한국항공우주학회지) 등 국내외 논문 120여 편 발표, 특허 16건 보유

 

[수상]

- 한국로봇항공기경연대회 대상(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한국항공우주학회 미연학술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