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재원 미국 NASA 항공연구부문 총책임자가 우리 대학 대강당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 사진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처음으로 달착륙을 했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이로부터 불과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인류는 국제우주정거장을 짓고 10년 째 우주에서 ‘살고’ 있죠.”
2일 오후 2시 대강당에 선 신재원 박사는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대강당을 가득 메우고도 자리가 모자라 계단에 서서까지 강의를 듣던 학생들은 신 박사의 말 하나하나, 동작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강단을 바라봤다.
이날은 우리 대학이 개교 6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실시한 신재원 미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부문 부국장(Associate Administrator, Aeronautics Research Mission Directorate)의 특강이 열린 날이었다. 항공연구부문은 NASA의 3대 주력분야 중 하나로, 신 박사가 맡고 있는 항공연구부문 총책임자는 전체 직원 1만 8000명에 달하는 NASA에서도 최고위직에 해당한다.
이날 신 박사는 자신이 맡고 있는 항공연구부문의 현황과 전망을 중심으로 강의를 펼쳐나갔다. 신 박사가 미국 상공을 지나는 항공기 노선을 그래픽으로 보여주자 학생들이 일제히 “와~”하는 함성을 질렀다. 미국 전역을 뒤덮을 만큼 많은 수의 항공기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항공업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기운을 북돋워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2030년이면 전세계 비행기 숫자가 2배 이상 불어나는 등 학생들이 현장에서 일할 때쯤이면 항공업계가 아주 유망한 업종이 되어 있을 거라는 설명이었다. 한국은 국토 면적이 좁아서 항공산업이 그리 많이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국내 항공사가 점점 해외 노선을 늘리고 있고, 부유해진 중국인들이 세계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전망이 밝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신 박사는 강의 도중 ‘혁신(innovation)’이란 말에 대해 자신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그가 생각하는 혁신은 ‘성공적으로 실행된 생각(Innovation is an idea that is successfully implemented)’이었다.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이 혁신이 아니고, 계속해서 실행해야 혁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자신부터 1982년 연세대 기계학과를 졸업한 후 유학을 떠나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에서 석사, 버지니아폴리테크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89년부터 NASA의 클리블랜드 글렌 연구센터에서 일하며 20년 넘게 NASA에서 활약해왔으니, 그러한 혁신의 좋은 본보기가 될 만했다.
신 박사는 NASA의 홍보동영상을 보여주며 영상 속에 반복해서 나온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지는 것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당신은 어떤 세계를 원합니까?(What kind of world do you want?)"라는 그의 질문에 잠깐 진지한 침묵이 흘렀다. 신 박사는 잠시 답을 기다리는 척하다가 아이처럼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이 원하는 세계는 여러분 스스로 만드세요. 꿈을 크게 가지시기를, 세계를 바라보고 세계를 품는 한국항공대학교 학생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청중석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