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대학교에는 총장과 학생들이 점심 식사를 같이하며 학교에 관한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자리가 있다. 바로 ‘총장과의 정오의 데이트’라 불리는 행사다. 2018년 처음 만들어진 이 행사는 매년 다섯 차례(4월, 5월, 9월, 10월, 11월) 열린다.
그동안 이런 행사가 있다는 건 알아도 선뜻 참여하기 어려웠을 학생들을 위해 직접 참가신청을 하고 참여해보기로 했다. 선착순 접수라고 들었기 때문에 빠르게 온라인 참가신청을 하면서 사전질문도 보냈다. 행사가 열린 5월 26일 당일에는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에 들어가 미팅에 참여했다. 원래는 오프라인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 하는 행사이지만, 당분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온라인 비대면 행사로 진행된다고 했다. 대신 참가자 모두에게 치킨 기프티콘이 제공됐다.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학부(과) 출신의 학생 일곱 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이 각자 생각해온 질문을 하나씩 던지면 총장 및 교직원이 이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신청을 하면서 보낸 사전질문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서 준비해온 답변을 들을 수 있었고, 중간중간 생겨난 질문들도 따로 물어볼 수 있었다.
행사는 생각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자리지만, 학생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주는 느낌이었다. 학생들은 차례대로 학교생활에서 겪는 불편한 점이나 제안하고 싶은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항공우주및기계공학부의 한 학생은 “하계방학 중에는 기숙사에서 지내고 싶어도 계절학기 수강생으로 4주 이상 거주할 수 있는 학생만 입소할 수 있다고 하여 포기해야 한다”며 “지방 출신 학생들이 방학 중 실험실습 과목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1~2주 거주하더라도 입소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이강웅 총장은 해당 학생의 의견을 적극 반영 하겠다고 답했다.
경영학부의 한 학생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관한 교양 수업을 개설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이강웅 총장은 현재 교내에 관련 수업이 많지 않지만 모의주식투자대회 등 비교과활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산관리를 배울 기회가 있다고 답하며, 앞으로 비교과활동 쪽을 더욱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신소재공학과의 또 다른 학생은 앞으로 학교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이강웅 총장은 “학교의 외적인 변화보다는 내적인 변화를 추구한다”고 말하며, 그 사례로 FL(fliped learning) 등 새로운 교수학습법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처럼 내실 있는 교육을 통해 한국항공대 학생들이 사회에서 인정받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총장과의 정오의 데이트는 이처럼 학생들이 지금 처해있는 문제들에 대해 학교 측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즉각적인 대응 조치를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행사에 직접 참여해보니 총장님과의 대화도 생각만큼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내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학교에 건의할 내용이 있는 학생, 학교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