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대학 반도체시스템전공 신명훈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이 낮과 밤 모두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투명 태양광 창호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Joule(IF 35.4)에 11월 21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12월 17일 정식 출판됐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연구팀을 중심으로 우리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함께 수행했다. 연구팀은 창문처럼 높은 투명도를 유지하면서도 태양광과 실내 조명빛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태양광 창호 기술을 제시했다.
기존 투명 태양전지는 투명도를 높일수록 발전 효율이 낮아지고, 효율을 높이면 투명도가 떨어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또한 빛의 색상이 왜곡되는 문제가 있어 건물 외벽에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산 브래그 반사경(DBR)과 양면수광형 실리콘 태양전지를 결합한 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가시광선은 그대로 투과시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근적외선만 선택적으로 반사해 태양전지로 전달함으로써 투명도와 발전 효율을 동시에 확보했다.
특히 양면 태양전지의 특성을 활용해 낮에는 햇빛을, 밤에는 LED와 형광등 등 실내 조명빛을 흡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24시간 발전 시스템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태양광 창호 모듈은 75.6%의 높은 빛 투과율과 함께 연색지수 93.8%를 기록해, 실제 창문과 유사한 밝기와 색 재현성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에서 신명훈 교수는 제시된 개념을 바탕으로 소자를 실질적으로 설계하고, 동작 원리와 특성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광학적 설계와 측정 분석을 통해 소자가 목표한 설계대로 작동함을 검증했으며, 시연된 성능이 투명 태양광 창호의 이론적 한계에 근접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신명훈 교수는 “도심은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이 집중되는 공간”이라며 “유리 외벽 건축물이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창호 기능과 태양광 발전 기능을 함께 갖춘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투명 발전 창호가 이론적 한계에 가까운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성과”라며 “제로 에너지 빌딩 기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명훈 교수가 이어온 투명·건물부착형 태양전지 연구의 연장선에 있다. 신 교수는 앞서 유연기판 투명박막 태양전지를 세계 최초로 구현해 투과도와 발전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을 제시했으며, 해당 성과는 국제학술지 npj Flexible Electronics에 게재됐다. 이번 투명 태양광 창호 기술은 이러한 연구 흐름을 바탕으로 건물 외피의 에너지 활용 가능성을 확장한 성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