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국방과학연구소 차세대 SAR 과제 선정된 이우경 교수

  • 2019-11-18


 항공전자정보공학부 이우경 교수가 국방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차세대 SAR’을 연구하게 되었다. 연구기간은 2024년까지이며, 연구비는 33.5억 원이다. 스카이하이가 이우경 교수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보았다.

스카이하이 안녕하세요. 교수님. 전공하신 분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우경 저는 전자파 레이다를 통해 물체를 탐지하거나 영상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인공위성을 사용하여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관측하는 연구로 영국에서 학위를 받았고 국내로 돌아온 후 카이스트 인공위성센터에서 위성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한국항공대학교로 옮긴 후에는 항공기, 자동차, 드론을 사용해 레이다 영상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하이 국방과학연구소의 지원으로 차세대 SAR을 연구하게 되셨는데, 국방과학연구소는 어떤 곳이고, 어떻게 지원을 받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우경 국방과학연구소는 첨단무기체계 및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국방부 산하의 연구기관입니다. 전투기, 잠수함, 미사일 등 국내 모든 군사용 연구 개발에 관여하면서 국가로부터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의 SF 영화나 전쟁 영화에 종종 나오는 최첨단 연구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독자적인 연구도 수행하지만,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협업 체계에 참여하려면 관련기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갖춰야 하고 국내 유수의 기관들과 매우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사업은 특별히 많은 공을 들여 준비했습니다. 과제 공고일인 지난 6월부터 과제 심사가 있던 9월 중순까지 약 3개월 동안 방학도 휴일도 없이 매일 준비 작업을 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인공위성, 항공기, 드론을 활용해 미래첨단 전투수행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인데, 한국항공대가 갖추고 있는 항공우주분야의 특성화 환경이 이에 잘 부합했습니다.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갖춘 학부 교수님들과 팀을 구성했고, 타 대학의 우수한 교수진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러한 공동 연구를 한국항공대의 특성화 환경에서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전략이 통했던 것 같습니다.

스카이하이 ‘SAR’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차세대 SAR’은 기존의 SAR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우경 SAR는 ‘사’라고 발음되는 비교적 생소한 기술용어인데, 쉽게 설명하면 ‘전자파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는 어두운 밤, 안개 낀 아침 등 날씨 환경에 따라 성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도 날씨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을 때가 있는데, 이는 군의 감시 정찰 작전에 큰 문제가 됩니다. 반면, 전자파를 활용하는 레이다는 구름을 투과하고 야간에도 표적을 볼 수 있어서 광학 카메라를 보완하는 군사적 가치를 갖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 모든 정찰기관은 SAR 탐지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를 전략 자산으로 보호하여 기술 이전에 소극적입니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 이후 항공기와 인공위성을 이용한 SAR 영상 기술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국내 최초로 드론을 활용한 SAR 영상을 구현한 바가 있습니다. 기존 SAR는 제작비용이 높고, 신호처리가 복잡해 실시간 영상 확보가 어렵고, 광학 영상에 비해 품질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형위성이나 항공기, 드론을 군집으로 운용하여 정밀한 레이다 영상을 만들고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표적을 실시간 고화질 비디오 영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간혹 첩보 영화에서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 국방성에서 일부 실험적으로 연구한 사례만 있을 뿐 아직 구체화되지 못한 미래전략기술입니다. 앞으로 차세대 SAR 연구실에서 진행할 사업이 한반도 주변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고 국방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스카이하이 이번 과제의 주요 목표는 무엇이고 성공적으로 완수된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장기적인 목표와 관련 지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우경 차세대 SAR 연구실에서는 기상조건에 관계없이 한반도 주변을 기존 광학 영상 수준의 24시간 실시간 비디오로 감시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레이다는 전자파를 통해 사물을 탐지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카메라처럼 사람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을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자율주행 차량에서 레이다가 카메라의 보조 장치로만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본 국방특화연구실에서는 전자파 신호를 SAR 기술로 가공하여 기존 광학 영상과 유사한 수준의 영상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기술이 구현되면 광학영상의 보조수단에서 더욱 발전하여 레이다만으로 독자적인 감시 기능을 수행하고 나아가 자율주행 장치에도 사용되어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연구가 마무리되는 2025년이 되면 우선 드론에 카메라 대신 레이다가 장착되어 군사작전 및 재난재해 상황에서 사물이나 사람을 탐지하고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이후에는 국내에서 개발하는 인공위성이나 항공기에 SAR를 탑재하여 한반도 주변을 고화질의 비디오 레이다 영상으로 상시 정찰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고, 이를 구현하는 후속 체계 사업에도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레이다는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 파급 분야는 향후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산업 전반으로 넓어질 것입니다. 현재, 한국항공대는 SAR 레이다 영상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을 확보한 대학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본 사업을 계기로 국내 독보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하이 연구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어떤 혜택이 주어지나요.

이우경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는 기술은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주제는 미국에서 최근에서야 독자적으로 개척한 최첨단 분야로서 그 파급 효과가 매우 큰 반면 상세한 기술 내용이 알려진 바 없습니다. 원천기술이 부재한 국내 상황에서는 기초부터 시작하여 성숙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도 석사 및 박사급의 우수한 인력으로 성장하기까지 생소한 분야에서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거칠 것입니다. 본교 교수진 및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의 지도하에 최첨단 국방 기술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외 유수대학과의 교류 및 학술 활동에 참여하게 될 겁니다. 이러한 활동은 졸업 후 국방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것입니다.

스카이하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우경 제가 ‘SAR’라는 분야를 접하고 공부를 시작해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올해가 정확하게 20년째입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도 교과서 이론만으로는 실체를 파악할 수 없어 여전히 어려웠는데, 오랫동안 꾸준히 반복 학습하며 실험을 하고 나서야 조금씩 단계적으로 내용이 습득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떤 기술을 이해하는 건 아주 쉬운 초보적 단계입니다. 그 기술을 자유롭게 변형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용하려면 긴 시간 동안의 반복된 경험을 통해 완숙의 단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이번 사업을 밤낮으로 준비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내가 가장 잘하는 걸 하고 있다는 믿음이 학창 시절의 열정을 소환한 것 같습니다.

미래의 기회는 보편적인 지식보다는 특수하고 유용한 지식을 선택한 차별화된 전문가에게 주어집니다. 용기 있는 도전을 하는 한국항공대 학생들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