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대학 대학원 겸임교수로서 ‘전투기시스템론’, ‘방위사업론’을 강의하고 있는 임상민 박사(방위사업청 헬기사업부 공격헬기사업팀 전문관)가 최근 <항공무기의 이해>를 출간했다.
이 책은 세대별 전투기부터 무인전투기, 유‧무인 복합 체계, 첨단 센서, 정밀유도무기, 미사일, 주요국 항공무기체계를 폭넓게 다루며, 항공무기체계를 개별 장비가 아닌 하나의 체계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 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이수한 전투기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을 바탕으로, 전투기 연구 개발과 구매, 방위사업 정책 실무를 거쳐 교육까지 폭넓게 경험해 왔다. 이번 책은 이러한 연구와 현장 경험을 한 권으로 정리한 기록이다. 이 책에 담긴 다채로운 경험을 중심으로 임상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임상민 교수님. 방위사업청 전문관이자 연구자, 그리고 우리 대학 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지금의 자신을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제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전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하늘을 가르는 전투기를 보며 품었던 동경이 제 삶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 꿈을 쫓다 보니 어느새 엔지니어로서 한국항공(KAI)에서 전투기를 설계하기도 하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방위사업청에서 연구자와 공직자로서 전투기를 구매하고 전투기 기술을 기획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이제는 교수로서 한국항공대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전투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저를 가장 잘 소개하는 말은 ‘하늘과 전투기를 꿈꾸며, 평생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일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임상민 교수
Q. 우리 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모두 이수하셨는데요. 한국항공대에서의 시간이 연구자로서의 시야를 넓히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 한국항공대는 제게 단순한 ‘모교’가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이자 성장의 무대였습니다. 학부 시절 항공운항, 항공기계, 항공전자, 항공교통, 항공경영 등 여러 전공의 강의를 접하며 전투기와 항공 전반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항공대가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대학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지요. 그 경험이 전투기 개발과 구매 현장으로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모교에서 쌓은 이론과 실무의 균형이 오늘의 저를 만든 토대라고 생각합니다.
Q. 방산 현장, 정책 실무, 그리고 강의까지 이어지는 경력은 흔치 않습니다.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이 세 영역은 어떤 흐름으로 이어져 있다고 보시나요.
A. 현장은 기술의 최전선이고, 정책은 그 기술을 방향성으로 엮는 일이며, 교육은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과정입니다. 이 세 영역은 서로 분리돼 있지 않고 하나의 흐름 안에 있습니다.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이 정책과 연구에 깊이를 더해주고, 강의는 다시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세 가지가 서로 순환하며 끊임없는 배움을 주는 것이죠.
Q. 최근 <항공무기의 이해>를 출간하셨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아직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국내 대형서점과 외서 수입서점에도 항공 서적이 부족해서 어렵게 책을 구해 읽으며 암기하곤 했었지요. 그래서 제가 직접 책을 저술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스물네 살에 처음 발간한 <병기지식의 ABC–항공병기>(군사정보社, 1999)란 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9권의 항공 서적을 냈습니다. 이번 책인 <항공무기의 이해>도 그 연장선상에 있고요.

임상민 교수의 첫 저서 병기지식ABC-항공병기(1999)(사진 왼쪽)와 공군사관학교 교재료 사용되었던 전투기의 이해(2012)(오른쪽)
Q. 기존에 집필하신 저서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책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었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A. <항공무기의 이해>는 항공무기를 전반적으로 조망한 책입니다. 최신 흐름인 6세대 전투기와 무인전투기, 협업전투기(CCA)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이 기존 저서들과의 차이점입니다.
Q. 항공무기체계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부터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염두에 둔 책으로 보입니다. 특히 학생 독자들에게 이 책이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A. 이 책은 항공무기체계 관계자뿐 아니라 전투기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썼습니다. 특히 학생 독자들에게는 ‘꿈과 열정을 가지면 현실이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는 그 길을 여는 작은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Q. 현재 우리 대학 대학원에서 ‘전투기시스템론’, ‘방위사업론’을 강의하고 계십니다. 오랜 연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의가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길 바라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 제가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을 바탕으로, 강의할 때도 실제 전투기 개발과 무기체계 획득 현장에 있는 듯이 생생한 관점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강의를 통해 만난 우리 대학 학생들을 보며, 항공·방위 분야 인재로서 어떤 가능성을 느끼고 계신지도 듣고 싶습니다.
A. 최근 학생들은 AI와 시뮬레이션 환경에 익숙하고, K-방산의 성과와 중요성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은 향후 항공·방위 분야로 진출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우리 대학에서 전투기 항전, 무장과 기동에 대해 강의하는 임상민 교수
Q. 이러한 학생들의 역량을 실제로 실험하고 확인할 수 있는 장으로, 지난해 교내에서 ‘AI Pilot 경진대회’를 직접 기획하셨습니다. 이 대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꼭 경험하게 하고 싶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AI Pilot 경진대회는 미래 항공전의 한 단면‘을 체험하는 자리로 기획했습니다. AI와 전투기의 결합, 즉 인간 조종사와 인공지능의 협업이 앞으로의 항공전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전투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를 시뮬레이션 전투에 구현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Q. 향후 AI Pilot 경진대회를 포함해, 항공·방위 분야 교육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으 로 보시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지난 AI Pilot 경진대회는 교내 대회였고, 앞으로는 전국 규모의 대회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대회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AI가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미래 항공·방위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그 변화를 이끄는 지식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가장 먼저, 가장 자유롭게 연구하고 실험할 수 있는 곳이 대학입니다. 우리 대학 역시 이러한 시도를 이어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