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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좌교수 임용된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 전 소장,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분야 종합대학인 한국항공대서 내 경험 나눌 것”

  • 2024-09-27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 전 소장. 한국항공대 석좌교수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전 소장이 이달 우리 대학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지난 4월 소장 임기를 마친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미사일 전문가’로 통한다. 대한민국 국보급 국방과학자가 다 모인 국책연구기관 국방과학연구소의 소장은 수조 원의 국방과학 연구개발 예산을 책임지는 무거운 자리다. 고난도의 국방과학기술 사업에 대한 이해와 함께, 미래 전장에 적합한 연구개발 과제를 선점하는 빠른 통찰력 및 리더십이 요구된다. 우리 대학과 박종승 석좌교수의 만남이 더 반가운 건 우주항공분야가 국방과학기술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높아지는 이때, 항공우주 종합대학으로서의 우리 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박종승 석좌교수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국방과학기술의 현주소와 우리 대학이 걸어갈 길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 기사를 읽으실 분들에게 첫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박종승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보낸 30여 년은 국가 안위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세계 역사에서 국가의 부흥과 생존은 당시의 최신 무기에 달려 있었습니다. 현대의 최신 무기는 우주항공 관련 기술입니다. 특히 제가 주로 연구하고 개발한 분야가 우주항공분야이기 때문에,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대학인 한국항공대가 제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학부 세미나, 대학원 강의, 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제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Q. 지난 9월 9일 KAIST 교수진 앞에서 하신 ‘주변국 첨단무기 개발동향과 시사점’ 특강 기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해당 특강에서 “AI, 우주, 로봇 등 과학기술이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가 된다”, “과학자들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국방의 최일선에 서 있다”고 표현하셨는데요. 우리나라 국방과학기술의 현 수준과 향후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최근 천궁 2, 전술지대지 미사일, AESA 레이더, 전차, 자주포, FA 50 전투기, 함정 등 수출 사례를 보면, 대한민국 국방과학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취약하면서도 집중해야 할 부분은 AI 기술을 국방분야에 적용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현재의 무기체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을 겁니다. 이 밖에도 저궤도 위성을 국방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사이버 안보 관련 연구개발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뉴스에서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 발사 소식을 자주 접합니다. 우리나라는 미‧중‧일‧러의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데다 북한의 위협도 받고 있어 이러한 지정학적‧정치적 특수성을 살린 국방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국방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까요. 

 

A. 북한의 위협은 점차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사일 분야를 보면 4~5년 전만 해도 대부분 액체 연료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에 발사 전 연료 주입 시간을 고려해서 킬체인, 미사일 방어체계 개념을 도입했었는데, 이제는 즉응성이 장점인 고체연료 미사일로 전환해 더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년 전부터 북한이 위성 발사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북‧러 협력으로 북한의 국방과학기술이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국가에서 국방과학기술은 나라의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며, 자국의 과학기술에 기반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과학기술을 종합하여 군인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군사 장비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국방기술 발전 방향을 살펴보면, 첫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부각된 공중, 해상, 지상 무인체계 기술과 이를 제어할 AI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합니다. 둘째, 소형 위성을 활용한 상시 감시정찰 및 통신기술 확보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레이저 지향성 무기와 같은 첨단무기 개발도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발전시키려면 기초 과학기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Q. 한국항공대는 ‘항공우주 종합대학’으로서 위성, 발사체, UAM(AAM) 등 미래 국방과학기술과 관련이 높은 우주항공분야를 가르치고 연구합니다. 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항공대의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요. 

 

A. 우리나라 우주항공분야는 주로 개별 학과 교수님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나, 한국항공대는 우주항공분야에서 시스템 연구를 할 수 있는 종합대학으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살린다면 더 큰 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 해 전 우크라이나를 여러 번 방문했는데, 당시 현지에서 하르키우 항공대학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수송기인 AN 124, AN225를 개발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 우주항공기술을 자랑하는 나라인데, 그 중심에 하르키우 항공대학이 있습니다. 이 대학에선 졸업 전에 반드시 엔진 전체설계를 직접 수행하도록 하고 그해 최우수 학생의 설계도를 학교에 전시합니다. 한국항공대도 시스템 설계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하르키우 항공대학과 같은 우수한 대학과 협력하며 교육과정을 개발한다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Q. 끝으로 한국항공대 교직원 및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려요. 

 

A. 우주항공청이 개청하고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주항공분야의 연구개발과 인력수요도 점점 더 활성화될 것입니다. 한국항공대는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시스템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교육, 연구, 국제협력을 수행하면서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대학으로 도약할 충분한 여건을 갖췄습니다. 향후 프로젝트 연구개발 참여를 통한 성과가 언론에 소개된다면 학생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고 졸업 후에도 '한국항공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교수님들과 직원분들도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