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에게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진로에 대한 고민을 1순위로 뽑을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 상황과 취업, 창업, 대학원 진학 등 다양한 선택지로 인하여 많은 대학생들이 미래에 어떠한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은 시점이다. 항공대 신문사는 이러한 대학생들의 고민과 향후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각 분야에서 성공하신 선배님들과의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위 시리즈를 통하여서, 관련한 고민에 대하여 선배님들은 어떠한 결정을 내리시었고, 어떠한 방법과 실행으로 해당 분야의 큰 성공을 거두시게 되었는지에 대해여 상세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번 시간은 그 시리즈 첫 번째로,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시고, 현재 설악젤라또라는 최고의 로컬 젤라또 브랜드를 창업하신 김승현 선배님을 인터뷰해보았다. 설악젤라또는 단순히 맛있는 젤라또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국내 1호 유기농 목장인 횡성 범산목장의 우유를 바탕으로 한 ‘설악밀크’ 젤라또, 봉평 메밀을 리조(쌀) 젤라또로 재해석한 ‘봉평 메밀리조’ 등 지역 자원을 특색있게 재해석한 특별한 젤라또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설악젤라또는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로컬크리에이터(지역의 자연환경, 문화적 자산을 소재로 창의성과 혁신을 통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아래는 선배님과의 인터뷰 원본이다.
Q. 한국항공대 학생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달라.
A. “한국항공대 학우분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07학번 김승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강원도 속초에서 설악젤라또라는 로컬 젤라또 브랜드를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원도 강릉에 HACCP 인증을 받은 젤라또 제조사업장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설악젤라또는 기존 젤라또 프랜차이즈 업체와는 다른 새로운 젤라또인 것 같다. 설악젤라또만의 고유한 특징이 무엇인지 소개해달라.
A. “설악젤라또는 강원도의 특색있는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양질의 젤라또를 만드는 ‘로컬 젤라또(Local Gelato)’ 가게이자, 속초에 위치한 청년 젤라또 스타트업입니다. 저희는 ‘강원도 횡성 범산목장의 유기농 우유’와 ‘메밀’, ‘라벤더’, ‘쑥’, ‘오징어 먹물’ 등의 로컬 재료를 바탕으로 Non-GMO, 무농약, 유기농 재료들을 사용해 건강한 젤라또를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 ‘특이한’ 젤라또를 넘어 강원도에 왔을 때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젤라또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희의 로컬 비즈니스의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저희 가게는 겉으로 볼 때는 작은 젤라또 가게처럼 보이겠지만, 강원도에 있는 젤라또 가게 중 유일하게 HACCP 인증을 받은 제조사업장도 운영하는 작지만 강한 매장입니다. 더욱이, 설악젤라또는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이러한 작은 매장을 넘어 저희 젤라또를 어디서든 맛볼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푸드 스타트업이기도 합니다.
Q. 기계공학을 전공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여타 기계공학 전공자들과는 다르게, 일반적인 취업이 아닌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하셨다. 창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소개해달라.
A. “저 또한 학교에서 전공 공부와 영어시험 준비, 자소서 등을 작성하며 취업 준비를 했습니다. 다만 제가 취업준비를 하면서 추구했던 방향은 단순 ‘좋은 회사에 취업했다’라는 타이틀이 아닌, 대기업에 가더라도 제가 원하는 부서에서 일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취업을 위한 취업이 아닌 원하는 일을 하고자 취업 준비를 했었지만, 제가 원하는 부서의 채용 인원이 적어 두 번이나 최종면접에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제가 좋아하던 분야인 F&B 분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고, 결국 질소 아이스크림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약 3년간 근무하며 레시피 개발과 제조, 매장 운영, 유통 등 모든 벨류 체인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내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제 사업을 하기에는 관련한 경험이 부족했기에 우선 속초에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운영할수록 프랜차이즈 식당은 검증된 맛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맛이나 레시피를 새롭게 개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이에, 저는 속초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메뉴를 선보여 관광객을 비롯한 손님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푸드 아이템을 물색하던 중, 젤라또가 만드는 사람에 따라 지역의 맛과 색을 진하게 담을 수 있으며, 가족, 연인, 친구들 모두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디저트라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와 해당 아이템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국내 최고의 젤라또 전문가를 직접 찾아뵈어 관련한 가르침을 받고, 또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이러한 공부와 질소 아이스크림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녹여서, 현재의 설악젤라또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Q. 실제로 많은 항공대생이 창업에 관심이 많지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대하여 조언 주실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A. “무엇보다도, 창업을 하기 전에 먼저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최소 1년 이상 일하며, 그 분야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약 3년간 질소 아이스크림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경험한 모든 것들이 제가 창업을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특히, 체계가 잡혀있어 한 부서에서만 일하게 되는 대기업 보다는 여러 부서에서 다양하게 일을 해볼 수 있는 스타트업이 경험을 쌓는데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요식업을 창업하셨다.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요식업을 창업할 때의 주의점 및 알아두면 좋은 팁 같은 것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A. “요식업을 창업하면서 많은 주의점이 있지만 세 가지 정도를 가장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선 첫 번째, 많은 사람들이 요식업을 창업할 때 ‘맛만 있으면 성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을 하곤 합니다. 저 또한 처음에 프랜차이즈 식당을 열면서 그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약 7년간 F&B 분야에서 일하며, 다양한 요식업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다 보니 기본적으로 맛은 있어야 하고, 거기에 플러스알파로 그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고객분들께서 보고 찾아와 주신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설악젤라또의 경우도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단순 맛있는) 젤라또 였다면 고객분들께서 이렇게까지 찾아와 주시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강원도에서, 속초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로컬 젤라또’라는 저희만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위와 같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손님들의 피드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요식업을 준비하면서 내가 만든 제품의 테스트를 많이 해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식업은 결국 내 입맛에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닌, 손님들 입맛에 맞춘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손님들의 피드백 중 공통적으로 말씀해 주시는 부분을 잘 고민 해보고, 그 부분에 맞게 수정해 나가는 작업이 매우 오랜 시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피드백 중에 브랜드의 가치가 흔들릴 수 있는 부분까지 건드리게 되면 그 부분은 많이 고민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그 (판단의)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설악젤라또의 경우도 매장을 오픈하기 전에 무려 6개월간 배달의 민족을 통해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해당 테스트 리뷰를 통해 공통적인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더 완성도 있는 젤라또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매장을 오픈한 지금도 손님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듣고 부족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입니다. 요식업을 창업하면서 초기 투자 비용을 빠른 시간 안에 회수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면 조급해지고, 자꾸 본전 생각이 나게 됩니다. 요식업계에서 농담 아닌 농담이, ‘첫해에는 적자, 두 번째 해에는 손익 차가 0원, 세 번째 해부터 수익이 난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웃음). 즉,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고객들의 바이럴(입소문)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거나, 끈기가 부족하다면 조바심이 생기고 손님을 ‘고객’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그저 ‘돈’으로만 바라보게 됩니다. 위와 같이 고객을 ‘돈’으로만 바라보게 되는 마음이 생기면 그 마음이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해집니다. 정말 무섭게도 고객들이 그러한 마음을 바로 알아차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긴 호흡으로,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려는 마음이 아닌, ‘브랜드를 성장시킨다’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로컬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목장, 농원 등과 공급 협력 체계를 구축하셨다. 이렇게 지역 친화적으로 다양한 공급 협력 체계를 구축하신 비결이 무엇인지 소개해달라.
A.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에는 왕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많이 찾아뵙고, 연락을 많이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설악젤라또) 창업을 준비하면서 강원도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횡성에 있는 범산 목장, 평창에 있는 평창 라벤더 팜 등 다양한 공급지를 손수 발품을 팔아 방문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대표님 혹은 실무자들을 만나 뵙고, 저희 브랜드의 방향성을 설명해 드리며, 관련 협력을 부탁드렸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 먼 곳을 몇 번이나 다녀가니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웃음). 그래서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금은 로컬 원재료들을 원활하게 공급받고 있습니다.
Q. 설악젤라또가 확장을 계획 중이라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장을 준비 중이신지 알려달라.
A. "설악젤라또는 단순 지역 가게를 넘어서, 비즈니스를 ‘B2B와 B2C‘ 투-트랙으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현재 오프라인 B2C 매장인 설악젤라또를 넘어서, 조만간 이른 시일 내에 인터넷 판매도 준비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역의 카페, 관광형 매장 등 소상공인들과 호텔/리조트에도 로컬 젤라또를 B2B로 공급할 생각입니다. 즉, 단순 매장의 성공을 넘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로컬 모델’을 만들고자 합니다. 특히, 저희는 1차 농수축산업과 3차 관광/서비스업을 2차산업인 제조/유통업으로 연결하여 성장과 지역 상생을 동시에 추구하는 6차산업(농촌 융복합산업)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과 항공대생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 있다면 자유롭게 이야기해달라.
A. “‘인간은 누구나 사업을 할 운명을 타고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120세 시대에 회사에 취직하더라도 결국 퇴직을 하게 되니, 자발적이든 혹은 비자발적이든 언젠가는 자기의 일(사업)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취업을 한 상태라고 해도 언젠가는 나의 사업을 해야 할 때가 올 것입니다.
많은 학우분들이 취업을 최우선의 목표로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취업 이후에도 직장을 다니면서 창업해보아, 나의 사업으로 징검다리 소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직장을 다니면서 추가적으로 나의 사업을 한다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인 것을 저도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월급’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을 때 시도해보아야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 주변에도 직장을 다니면서 창업한 이후, 창업 소득(징검다리 소득)이 직장 소득을 넘어서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한 사업에 온전하게 집중하시는 대표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또한, 취업을 거치지 않고 바로 창업을 생각하시는 학우님들의 경우, 정부의 지원 사업들을 많이 찾아보시고 적극적으로 지원 및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나,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청년들의 창업을 장려하고 지원해주는 사업들이 매우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K-STARTUP 홈페이지나 각 지역의 창조경제 혁신센터 홈페이지의 관련 창업 정부 지원 공고들을 보시면, 많은 청년 창업 지원 사업들이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구상한 사업 아이템에 맞는 관련 창업 지원 공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정부의 지원을 통해 창업하는 방법도 있으니 한번 해당 방법을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한국항공대학교 후배들을 위하여, 이러한 양질의 인터뷰를 흔쾌히 해주신 김승현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리는 바이다. 창업에 관심 있거나,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우 또는 진로에 대하여 많은 고민이 있는 학우분들이 위 선배님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창업 준비에 또는 진로 탐색 등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채승한 편집국장 bag1129@ka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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