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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장학금 주는 하숙집 아줌마들

  • 2007-01-19

(고양=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식같은 아이들이잖아요. 많이 돕지도 못했는데 세상에 알려지게 돼 부끄럽기만 합니다"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한국항공대학교 주변 하숙집 아주머니들이 장학회를 만들어 12년째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항공대 학생들을 돕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들 아주머니는 지난 15일 2007년도 장학금 650만원을 항공대 측에 기부했으며 이 장학금은 1.2학기 두차례에 걸쳐 13명의 학생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들이 항공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0년대초 항공대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다는 소문을 듣고 학생들과 함께 집회를 하면서부터.

이 일을 통해 가정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하숙집 아주머니 4명이 1995년 '고양장학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매달 5만원씩 적금을 부어 목돈이 되면 연초에 학교 측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임 결성 8개월만인 1996년 1월, 장학금 150만원을 1차로 항공대에 전달했다.

모임 대표로 장학회 결성을 제안한 최삼옥(59)씨는 "당시 학생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하며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너무 마음이 아파 자식같은 학생들을 돕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들의 온정은 차츰 학생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또다른 하숙집 아줌마들이 동참, 지금은 회원이 11명으로 늘어났다.

장학금 액수도 차츰 늘어 초기에는 연간 150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650만원 규모가 됐고 그동안 모두 3천700만원을 기부해 70명이 넘는 항공대생들이 수혜를 입었다.

또 지난해에는 장학금과는 별도로 하숙집 아주머니 1인당 200만원씩, 최삼옥씨는 500만원을 내 모두 2천700만원을 학교 항공우주센터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최 씨는 "종종 학생들로부터 고맙다는 편지를 받는다. 편지를 받으면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기억해주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항공대 여준구 총장은 "하숙집 아주머니들이 학생들에게 큰 사랑을 가르쳐 이들이 큰 사람이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학교 측에서도 그런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