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이 故 이태원 대한항공 부사장(1937~2022)이 평생 수집한 항공우표 1만 5천여 점을 기증받아 교내 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한다. 12월 17일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기증식에는 이 前 부사장의 유지를 받들어 생전에 고인으로부터 우표를 전달받아 소중히 보관해 온 석태수 前 대한항공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우리 대학 초빙교수인 윤신 前 대한항공 전무 등 세 사람의 기증자가 참석했으며 허희영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이 참석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前 부사장은 1963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경영기획 부사장을 지냈으며 1996년 한진 사장에 취임해 2000년 퇴임했다. 홀로 카메라를 메고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찍은 사진을 엮어 여러 권의 여행서를 발간하는 한편, 항공운송사업에 대한 전문서인 ‘현대 항공수송론’등을 집필하여 항공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후세에 전했다.
우리 대학이 이번에 기증받은 항공우표도 이 前 부사장이 평생 수집한 진귀한 항공우표들로, 생전에 고인이 후배들에게 손수 전달하며 “의미 있게 사용해서 빛을 보게 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세 사람의 기증자는 지난해 이 前 부사장이 수집한 항공우표와 직접 쓴 칼럼들을 엮어 ‘이태원의 항공이야기’라는 책을 펴냈으며, 유가족과 협의해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에 항공우표를 기증하기로 뜻을 모았다.
항공우주박물관은 올해 봄 실물 우표를 기증받아 그 중 약 330점을 전시하는 ‘항공우표 전시관’을 조성하고 이날 기증식에 맞춰 개관했으며, 기증받은 모든 우표를 온라인으로 전시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前 부사장이 기증한 항공우표는 시대별‧국가별‧주제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 항공우주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에게도 항공분야에 대한 지식을 높일 수 있는 양질의 전시콘텐츠이다.
특히 이번에 전시된 항공우표 가운데는 ‘공군 창설 20주년 기념(1969년)’, ‘국제민간항공기구 가입 25주년 기념(1977년)’,‘민항공 10주년 기념(1979년)’,‘제1회 항공의 날 기념(1981년)’ 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에 발행된 기념우표가 많아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발자취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서 기념우표 이상으로 인기 있는 ‘초일(初日)봉투’(우표가 발행된 그 날짜의 우체국 소인이 찍힌 봉투)도 전시된다.
허희영 총장은 이날 기증식에서 “현업에 계신 동안 국내 최초의 항공운송사업 전문서인 ‘현대 항공수송론(1991년)’을 쓰신 이태원 부사장님은 당시 제게도 큰 자극이 되었던 분”이라고 말하며 “이태원 부사장님이 기증하신 항공우표를 우리 대학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전시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에 석태수 前 부회장은 “선배님이 열정을 갖고 모으신 우표를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요람인 한국항공대에서 전시하게 되어 뜻깊다”고 답했으며, 우기홍 사장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우표들이니 한국항공대에서 앞으로 영구히 보관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윤신 교수는 “항공에 대한 선배님의 열정이 오래오래 기억되도록 전시공간을 마련해주신 한국항공대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