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항대

[항공산업]컴포지트 항공기

  • 2006-07-18

금속으로 만든 비행기가 사라질 것인가. 유력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의 보잉이 가까운 장래에 플라스틱의 일종인 '컴포지트(composite)'라는 물질만으로 항공기 외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보잉의 앨런 멀랠리 사장은 영국 판보로 에어쇼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BBC방송을 비롯한 외신들이 17일 보도했다.

컴포지트는 현재 보잉이 생산 중인 차세대 상용기 모델 '보잉787 드림 라이너'의 동체와 날개를 만드는 데 이미 사용되고 있다. 멀랠리 사장은 이에 더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보잉 상용기 737기종의 차세대 개량 모델을 개발할 때도 외부를 컴포지트만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737 개량 모델은 최소 5년이 넘어야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부터 항공사에 인도할 보잉의 차세대 모델 787기종은 승객 250~300명을 태울 수 있는 여객기로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동체 전체를 알루미늄이 아닌 컴포지트로 만들었기 때문에 연료.정비 효율이 뛰어나 각국 항공사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어 이미 2011년 인도 물량까지 주문이 밀려 있는 상태다.

보잉이 차세대 787기종은 물론 주력인 737 모델을 만들 때도 컴포지트를 쓰기로 한 이유는 비행기 무게를 줄여 연료 효율을 높임으로써 고유가와 환경문제 등을 동시에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게다가 787 제조 과정에서 컴포지트를 사용한 결과 대량생산에 대한 안정성은 물론 ▶간편한 조립 라인 ▶승객 편의성 향상 ▶유지.보수 비용 감소 같은 장점들이 확인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량생산과 기술확보로 인해 컴포지트 소재의 가격이 내려간 것도 이번 결정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앨런 멀랠리 사장은 5월 열린 투자자 회의에서 "최근 들어 비로소 컴포지트 가격이 알루미늄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보잉의 경쟁사인 유럽의 에어버스도 항공기의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동체 일부에 강화 탄소섬유를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미 워싱턴대 제임스 세페리스 재료공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컴포지트는 알루미늄 위주였던 기존 항공산업의 재료 패러다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컴포지트=강화 탄소섬유를 결합한 복합 플라스틱으로 비행기 동체와 날개의 재료로 주로 쓰인다. 알루미늄보다 네 배 더 단단하고 40% 더 질긴 특수소재다. 테니스 라켓, 골프채 샤프트나 자전거 바퀴살로도 쓰인다. 보잉의 멀랠리 사장은 "컴포지트는 삭거나 녹슬지 않아 내구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항공기는 금속이 아닌 컴포지트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은 동체나 날개를 부분부분 조립해 제작하는 대신 얇은 탄소강화 테이프를 겹겹이 계속 쌓아 원하는 형태를 만든 뒤 통째로 구워내는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이 탄소강화 테이프는 일본의 도레이가 만들어 보잉에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