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항대

[항공산업]에어버스 - 보잉,슈퍼점보기 경쟁 ‘비상’

  • 2006-10-18

제조사와 모회사 최고경영자들을 교체시킬 정도로 온갖 구설이 끊이지 않았던 에어버스의 ‘슈퍼점보’ 여객기 A380이 4일(현지시각) 승객들을 태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500여명 안팎을 실어나르는 미래의 대형여객기 시장을 놓고 유럽연합의 에어버스와 미국쪽 보잉의 경쟁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여객기 A380은 이날 프랑스 툴루즈에서 에어버스 직원 474명을 태우고 7시간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외신들이 5일 보도했다. 2개 층의 객실 구조에 미니바, 쇼핑코너, 캡슐침대 등을 갖춰 ‘하늘의 호텔’로 불리는 A380은 이코노미석만으로 설계하면 840명까지 태울 수 있다. 대당 3억1천만달러인 A380은 159대를 주문받은 상태로, 12월 싱가포르항공 노선에 처음 투입될 예정이다. 시험비행에 성공한 에어버스는 이날 A380 사업 책임자를 바꾸며 성공 의지를 다졌다.




130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A380에 대해선 보잉747의 장거리여객기 40년 독주체제를 끝낼 것이라는 안팎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 여러나라가 출자한 유럽항공방어우주시스템(EADS)을 모회사로 둔 에어버스 A380은 말그대로 유럽의 합작품이다. 중앙 동체와 노즈레이돔 등은 프랑스, 앞·뒤 동체와 수직날개는 독일, 동체 밑과 꼬리날개는 스페인, 날개는 영국에서 만들었다. 2001년부터 제조 대수, 2003년부터는 주문량에서 보잉을 앞지른 에어버스와 유럽연합에게 A380은 유럽의 기술력과 단결을 과시하는 ‘회심의 역작’인 것이다.

그러나 산고가 컸다. 배선 문제로 6개월 가량 인도가 늦춰진다는 발표가 지난 6월 두 번째로 나오자, 모회사인 유럽항공방어우주시스템 주가가 폭락했다. 에어버스와 유럽항공방어우주시스템 최고경영자들이 갈리고, 보잉이 올해 시장 1위를 탈환하리란 전망까지 뒤따랐다. 에어버스는 “보잉747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하지만, 너무 커진 A380이 큰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주변을 지나는 항공기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주장도 곤란을 더했다. 유로화 강세도 에어버스에 불리한 요소다.

A380에 맞서는 보잉의 카드는 기존 보잉747보다 34명 많은 450명을 태울 수 있는 보잉747-8이다. 보잉은 새 기종을 2009년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데, 연료효율 등에서 A380보다 우수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의 대리전도 뜨겁다. 양쪽은 보조금과 세제 혜택으로 부당하게 항공기업체를 지원한다고 서로를 비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사건을 가져갔다. 보잉은 이 다툼에서 에어버스가 고용했던 변호사를 쓰는 등 한 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