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항대

[항공산업]저가항공 출범 1년…경영 ‘난기류’ 뚫고 수요확보 ‘연착륙’

  • 2006-08-23

“싸게 더 싸게.”

기존 항공사 운임보다 20∼30% 싼 가격을 앞세운 저가 항공사가 31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8월 31일 한성항공이 첫 테이프를 끊은 이후 올해 6월 9일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도 날개를 올렸다.


인천 부산 전북 등지에서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저가 항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저가 항공사 ‘1호’인 한성항공은 출범 이후 경영권 분쟁과 자금난, 정비부품 미확보 등으로 58일간 운항을 중단하는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하지만 한성항공은 올해 2월 다시 운항을 시작했으며 제주항공도 가세함으로써 저가 항공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항공 수요 확대


주부 진영숙(33·서울 강남구 도곡동) 씨는 최근 제주항공을 이용해 고향 제주도를 다녀왔다.


진 씨는 “예전에는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가려면 부담이 꽤 컸는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어서 반가웠다”며 “앞으로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6월 운항을 시작한 서울∼제주 노선 탑승률이 6월 84.2%, 7월 90%에 이어 8월은 22일 현재 98.5%를 나타내고 있다.


제주∼청주 단일 노선을 운영하는 한성항공이 올해 2월 운항을 재개한 이후 7월 중순까지 평균 탑승률은 85%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서울∼제주(6, 7월) 청주∼제주(2∼7월) 노선 평균 탑승률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각각 85%, 75% 안팎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용무 차장은 “저가 항공사는 좌석수가 60∼70석으로 많지 않아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기존 항공사의 수요를 잠식하기보다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은 국내 노선에서 기반을 다진 뒤 장기적으로 단거리 해외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측은 “현재 3대인 비행기를 연말까지 5대로 늘리고 3, 4년 후에는 중국 일본으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성항공도 올해 안에 서울∼제주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 틈새시장 개발 및 저비용 구조 확보


저가 항공사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진 씨는 “수하물 찾는 곳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거나 비행시간을 바꾸려고 전화를 해도 잘 받지 않는 점 등은 저가 항공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시장이 크지 않아 기존 항공사들이 소홀히 하는 틈새시장을 개발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육로 이용이 가능한 지역은 고속철(KTX)과도 경쟁해야 한다.


제주항공은 서울∼부산 노선의 7월 탑승률이 24%로 나타나자 왕복 6회였던 일일 운항 횟수를 25일부터 3회로 줄이기로 했다. 가격도 10% 더 할인해 11월 14일까지(추석 연휴 기간 제외) 주중에는 4만4600원, 주말에는 5만1400원으로 낮춰 KTX 견제에 나섰다.


수요가 많은 부산∼제주 노선은 두 달 앞당겨 25일부터 운항을 시작하기로 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노선은 150석 이상의 큰 비행기를 보유한 기존 항공사들이 적자를 보고 있어 장기적으로 저가 항공사가 국내 노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저가 항공사들은 지금보다 운영 비용을 더 줄여 고객들이 서비스 축소에 따른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정도로 더욱 확실한 가격 차별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동아일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