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항대

[인물]항공교통관제사 - 김포공항 관제탑 정혜인 관제탑장

  • 2006-11-23

[나의 꿈, 나의 직업] 하늘길 교통 정리, 책임질게요

하늘의 교통 흐름을 조정·관리하는 항공교통관제사. 국내 14개 공항에 있는 437명의 관제사 중 87명만이 여성일 정도로 ‘남자의 영역’으로 이해되어온 이 곳에 최근 국내 첫 여성 관제탑장이 탄생했다.

김포공항 관제탑을 책임지고 있는 정혜인 관제탑장(38세)이다. 지난 15일 땅으로부터 60여m 높이에 ‘떠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관제사에 대해 들었다.

- 관제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항공기가 다른 항공기나 장애물에 부딪히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항공기의 이·착륙을 조정하고, 비행기 조종사에게 적절한 속도나 고도 등을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비행 허가를 내고, 이·착륙 전후 활주로를 운전해 오가는 항공기 운행을 조정하는 역할도 하지요.”

- 특이한 직업인데,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됐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에어포스75’라는 영화를 보면서 관제사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됐어요. 얼마나 멋져 보였던지 커서 꼭 관제사가 되리라 마음 먹었죠. 그래서 항공대학교에 진학했고요.”

- 여자 관제사 수가 적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예전에는 관제사가 되려면 군대에서 관제 업무를 해봐야만 가능했었습니다. 자연히 여자 관제사는 거의 없었죠. 개인적으로는 꼼꼼하고 보살피기 좋아하는 여성에게 더욱 잘 맞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 관제사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조종사에게 적절한 시기에 여러 비행정보를 알려줘 안정감을 갖고 조정할 수 있게끔 하는 것입니다. 여러 대의 항공기를 실수 없이 동시에 관제하는 것도 능력이지요.”

- 남을 잘 챙기는 사람에게 잘 맞는 직업이겠네요.
“적극적인 성격에 남을 잘 배려하고 관찰력과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잘 어울려요. 순간적인 판단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능력도 필요하죠. 보통 정해진 단어로 교신을 하지만, 비상시에는 외국인 조종사와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눠야 하기 때문에 유창한 영어 실력도 필수입니다.”

- 힘든 점은 없나요?
“관제탑은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돌아갑니다. 명절이나 주말처럼 다들 쉴 때도 일하지요. 그래서 일에 대한 자긍심 없이는 하기 힘든 일입니다. ‘나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자유롭게 우리나라를 드나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큰 보람을 느끼지요.”

- 관제사가 되고픈 친구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어떤 일을 하려고 하든 마음 속에 항상 큰 꿈을 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 보세요, 여성 관제사가 한 명도 없던 시절에 이 직업을 꿈꾸다가 결국 최초의 여성 관제탑장까지 됐잖아요.”

▶항공교통관제사가 되려면

군대에서 관제사로 근무했거나, 항공기술훈련원에서 운영 중인 관제사 과정을 이수, 또는 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에서 관제 경력을 쌓으면 ‘항공교통관제사자격증’ 시험을 볼 수 있다.

이 자격증이 있으면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에서 관제사를 뽑을 때 지원할 수 있다. 여기서 합격하면 8급 공무원으로 채용되며 각 지역 공항의 관제탑에서 근무하게 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관제사 평균 연봉은 3592만 원이다.

소년조선일보 2006.11.17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