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항대

[세계로 가는 대학] 한국항공대학교 "말로만 듣던 NASA·보잉 직접 보고 강의도 들어요

  • 2011-03-14

국내 최초로 두 회사와 제휴
현장 견학… 과학자들이 특강
"항공우주 전문가 목표 생겨"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이현정(06학번)씨는 작년 미국 휴스턴과 시애틀을 돌아다니며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인류 우주개발을 주도해온 미 항공우주국(NASA)과 세계적인 항공기 회사 보잉을 찾아가 말로만 듣던 현장을 눈으로 하나하나 살펴본 것이다.

그는 "항공기 제작과 우주 산업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두 산업을 국내에서 꽃피우기 위해 나 자신과 모교인 한국항공대가 남다른 기여를 해야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한국항공대 여준구 총장(가운데)이 세계항공우주 분야 교육기관 공동선언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항공대는 2009년 전 세계 항공 우주 분야 관련 대학 총장들을
                             초청해 포럼을 열고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


한국항공대학교가 국내 대학에선 처음으로 NASA와 보잉 방문 프로그램을 마련한 이유는, 항공우주산업에 대해 학생들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들 기관을 찾아가 현장을 둘러보고 과학자 특강을 들은 학생들은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을 세웠고, 학교는 NASA의 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정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항공대는 국내에서 유일한 항공우주 분야 특성화 대학이다. 두 분야에서의 위상이 독보적이어서 학생들 자부심도 대단하다.

항공대는 2007년에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항공교육인증(AABI·Aviation Accreditation Board International)을 취득했다. 미국·캐나다 등 세계 항공고등교육계의 높은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이들 기관과 학점인정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AABI 회원 기관으로의 해외 인턴과 취업의 기회도 열렸다.

2009년 항공대는 세계 최초로 항공우주 분야 대학 총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세계 항공우주 특성화 대학 총장단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세계 항공우주 분야 교육기관들의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공동선언문도 나왔다.

여준구 총장은 "지구촌 공동의 항공우주 분야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항공대가 주도적으로 이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대는 세계로, 우주로 뻗는 학교 위상을 높이기 위해 어학연수·교환학생·글로벌 프런티어·해외 인턴십 등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어학연수는 미국 오레곤 주립대와 뉴질랜드 매시 대학 등에 재학생을 파견하는 '본교 주관 어학연수' 프로그램과 학생 개개인이 다양한 지역에서 연수를 받으면 학점을 인정하는 '개별 어학연수' 프로그램으로 구분된다. 교환학생은 1학기나 2학기 동안 교환학생 자격으로 미국 엠브리 리들 항공대, 홍콩 폴리텍대, 중국 연변과기대 등에서 공부하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프런티어 프로그램으로는 미국 노스 다코타대학 연수·문화체험과 중국 치치하얼시 현지체험 등이 있다.

전자과 06학번 이소명씨는 "노스 다코타대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서 잠시 일을 하면서 미국과 한국 사회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 인턴십으로는 여름 방학 동안 USC 공과대학에서 전공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USC 리서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선 접하기 어려운 기자재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고 현지 박사과정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며 지식을 공유하고 문화교류 기회도 갖게 된다.

정보통신공학부 07학번 이경원씨는 "약 2달 동안 USC 비전 랩에서 저해상도 이미지, 고해상도 3D 이미지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며 "마음먹고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6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대한항공에서의 현장실습과 한국문화 체험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항공대 국제 하계 강좌'는 해외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노스 다코타대 교환학생 아만다 모이에스씨는 "공항의 각종 시설들을 둘러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대한항공 트레이닝 센터에서 A-300 기종 모의체험을 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항공대는 현재 20개국 57개 대학과 협력 협정을 맺어 학생·교원 교류를 하고 있으며 재학생들에게 더 많은 해외연수 기회를 주기 위해 해외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항공대가 운영 중인 항공기술인력과 국제 항공전문가 양성, 물류 특성화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도 정부가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의 하나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곽수근 기자 topgun@chosun.com
 

[조선일보 2011. 3. 9(수) E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