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항대

[칼럼]항공기사고, 로또확률보다 낮다

  • 2009-08-06

아래 칼럼은 캐나다 한국일보 6월 2일에 게재된 우리대학 장조원교수의 칼럼입니다.(현 토론토 라이어슨대학교 객원교수)

항공기사고, 로또확률보다 낮다.



 어제 에어프랑스 비행기가 추락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런 사고는 아주 드문 경우에 속한다.

 사람들은 비행기를 탈 때마다 과연 사고가 나지 않을까. 이왕이면 어떤 좌석이 사고가 났을 때 좀 더 안전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누구든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구나 비행기가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조종사를 교체한 후 바로 이륙하니 비행기를 혹사시키는 것 같아 불안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항공기는 벼락에 맞아 사망할 확률보다 사고율이 낮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뜻이다. 에어프랑스기 사고처럼 그렇다고 100%안전한 것은 아니다. 필자는 2007년 학술대회 참석차 홍콩을 방문한 적이 있다. 첵랍콕(Chek Lap Kok) 공항은 건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 건물과 새 시설들이 번쩍 눈에 띄었다. 

 이 공항의 연간 이용 여객 수만 3500만 명, 화물 251만 톤에 비행기 이착륙횟수는 21만회다. 평균 2분 30초 만에 한 대꼴로 이륙하거나 착륙한다. 심야를 제외하면 평균 2분정도에 한 대가 내리거나 뜬다. 만약 하루에 한번 발생한다 해도 사고확률은 0.34%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탄 비행기가 사고 나지 않을 확률이 99.66%라면 안전한 편이다. 

 그러나 만약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하루에 한번 사고가 난다면 전 세계에서 난리가 날 것이다. 첵랍콕 공항은 당장 폐쇄될 게 뻔하다. 이 공항에서 1년에 1번 사고가 발생한다고 가정하자. 내가 탄 비행기가 어디에서든 이륙하면 착륙하여야 하므로 이 공항에서 사고를 당할 확률은 연간 이착륙횟수의 절반인 10만 5천분에 1이다. 사고확률이 0.001%이며 사고가 안날 확률이 99.999%이다. 아무 걱정 말고 비행기를 타자.

  그러면 전 세계로 확대해서 생각해 보자. 여객기는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억 1846만 편이니 하루에 32만5천편, 이착륙 횟수는 이의 2배인 65만 번이다. 하루에 한 번 사고가 난다면 아무도 비행기를 타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사고가 난다 해도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사고를 당할 확률은 228만분의 1이다. 그러므로 로또가 맞을 확률보다 더 낮다.
 따라서 비행기를 탈 때 사고가 날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동차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은 있어도 항공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제 비행기를 타고 사고를 당할 확률보다 비행기에서 내려 승용차를 타고 최종 목적지를 가다가 사고를 당할 확률이 더 높다.

  그러나 항공기사고는 조종사 숙련도․기상․항공기 상태 등에 따라 사고확률이 높아지고 한 번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연결되고 된다는 특징이 있다. 조종사․정비사․관제사 등 항공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 사고가 본인에게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안전을 위해 맡은 임무에 충실해야 하겠지만 일반 승객들은 비행사고를 우려하면서까지 조바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