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항대

[조선일보] 한국항공대 합격생 3인방 김유래·김진호·박현호씨

  • 2013-03-07

아래는 조선일보 맛있는공부 3월 7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나의 대학 합격기] 한국항공대 합격생 3인방 김유래·김진호·박현호씨

 "항공대 진학 꿈 담은 활동, 제대로 강조했어요"

  지난달 28일 한국항공대학교(경기 고양시 덕양구 항공대학로, 이하 '항공대')에서 2013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이 열렸다. 신입생과 학부모가 학교 내에 자리한 긴 활주로를 따라 도착한 입학식장은 바로 '항공기 격납고'. 이곳에서 입학식을 치르는 건 항공대만의 오랜 전통이자 자랑이다. (항공 분야 학과가 개설된) 국내 대학 중 이만한 교육시설을 갖춘 곳은 항공대가 유일하다. 맛있는공부는 이날 항공대 캠퍼스에서 김유래·김진호·박현호씨 등 '3대 인기 학과' 신입생 세 명을 만났다. 각각 항공관제사·우주공학자·공군조종사를 꿈꾸며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항공대 진학'의 1차 목표를 이룬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세 학생의 합격 비결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김유래(항공교통물류우주법학부 1년)
천문동아리 직접 결성, 다양한 활동 펼쳐


  김유래(경기 성남 돌마고 졸)씨는 중 1 때 친구와 서울공항(경기 성남)에서 열린 에어쇼에 참석했다가 비행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후 국내 에어쇼를 매년 관람하며 조종사를 꿈꿨다. 하지만 고 2 때 시력이 나빠지면서 진로를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항공 분야 직업을 죽 훑어보며 새로운 진로를 찾던 중 항공관제사가 눈에 들어왔다. "관제탑에서 조종사와 교신하며 비행기의 이착륙을 돕는 직업이란 점이 끌렸어요. 관제사는 날씨 등 기상 상황에도 정통해야 하는데 고교 교과 중 지구과학을 가장 좋아하는 제 관심사와도 딱 맞아떨어졌죠."


  유래씨는 고교 입학 무렵부터 항공대 지원을 염두에 두고 비교과활동을 해 왔다. 가장 중점을 기울인 건 항공·우주(천체)와 관련 깊은 과학 분야 활동. 고 2 땐 천문동아리를 결성해 천문대 견학이나 천체 관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책에서만 보던 목성 같은 천체를 직접 관측하니 과학에 대한 흥미가 더 깊어지더라"고 말했다. 틈틈이 친구들과 모형 항공기를 제작, 그 결과물을 소재로 경기도과학교육원 주최 미취학 어린이 대상 과학교육 봉사에도 나섰다.


  유래씨는 항공대 지원 당시 자신의 활동상과 꿈, 항공대 진학 계획을 긴밀하게 연계해 자기소개서에 녹여냈다. △미국 나사(NASA)·보잉사(社) 탐방 프로그램 참가 △(교내 비행 동아리인) 학생활공회 가입 등 구체적 계획을 담았다. "우리나라 항공 안전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법규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장차 항공관제사로 일하며 대중에게 항공 분야의 중요성을 알릴 생각입니다. 제 경우 주변에 항공 분야 종사자가 없어 진로 설정에 애를 먹었거든요. 후배들은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항공 분야 진출 지망자의 멘토가 돼 주고 싶어요."



김진호(항공우주및기계공학부 1년)
과학 분야 흥미·자기주도학습 능력 피력


  김포공항 인근에서 나고 자란 김진호(서울 문일고 졸)씨는 매일 머리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며 자연스레 항공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중 1 땐 영화 '진주만'(2001)을 본 후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그 역시 시력·기흉 등 신체적 문제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신 '(신체 조건에 상관없이) 누구나 조종할 수 있는 비행기 개발'이란 목표를 갖게 됐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우주선 개발'로까지 관심 폭을 넓혔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나사나 케네디 우주비행관제센터에서 일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진호씨는 고교 시절 내내 항공·과학 관련 비교과 활동에 충실했다. 그의 활동 이력 중 특히 항공대 면접관이 관심을 보였던 건 고 1 때 교내 과학탐구대회에서 발표한 '비행체 연구'였다. 당시 그는 A4 복사용지로 날개 형태와 무게중심을 달리한 종이비행기 5종(種)을 제작해 비행 모습과 거리를 관찰, 금상을 받았다. 교내 천문 동아리에서도 3년간 활동했다.

학업 능력 측면에선 과학, 특히 지구과학 성적이 좋은 점에 호소했다. 그는 "지구과학만큼은 내신 1등급을 놓치지 않았고, 교내 지구과학 경시대회에서도 항상 최우수상을 받은 점 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고 1 때 카이스트 주관 '사이버과학영재교육'을 받으며 과학 분야에 대한 흥미와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렀다는 점도 피력했다.

그는 고교 진학 후 하루 14시간 이상 공부에 매달렸다. '(전 과목) 4 내지 5등급에 불과한 성적으로는 어느 대학에도 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성적 상승세가 최고조에 이른 고 2 때 기흉 진단을 받고 입원하며 학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고 2 2학기 중간고사 때 100점이던 성적이 다음 시험에선 60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며 "수험생에겐 공부만큼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때 실감했다"고 고백했다.


박현호(항공운항학과 1년)
항공 관련 도서 빠짐없이 읽고 자격증 취득

  박현호(강원 춘천 봉의고 졸)씨는 고교 입학 당시만 해도 이렇다 할 목표가 없었다. 성적은 내신 성적, 모의고사를 통틀어 잘해야 5등급에 머물렀다. 그러다 우연히 고 2 1학기 직후 장학금을 받고 1년간 미국 교환학생을 다녀오게 됐다. 그리고 현지에서 공군 조종사 집에 묵은 경험을 계기로 '공군 조종사'의 꿈을 갖게 됐다. 그는 "귀국 후 고 2 2학기로 복학하며 진학 대학을 모색했다"며 "'지금 성적으로는 조종사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이후 그는 교내 학습 동아리에 가입, '성적 향상'에 주력했다. "당시 학습 동아리에서 △목표 대학·학과 탐색 △해당 대학 입시 전형 준비법 모색 같은 미션을 받았어요. 그 과정에서 항공대는 수리 '나' 형 응시자도 지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과생이면서도 '나' 형 공략에 나섰죠."


  또래가 푸는 문제집도 '너무 어려워' 손대지 못할 정도로 기초가 부족했던 현호씨는 교과서와 익힘책 풀이만 수 차례 반복했다. 개념부터 철저히 다지자 6등급이던 모의고사 수리 영역 성적이 3등급까지 올랐다. 국어·영어·수학·과학 등 주요 과목 내신 성적도 고 2 2학기 2·3등급에서 이듬해 1등급으로 급증했다. 결국 그는 3년 평균 2.28등급(항공대 환산 기준)의 성적으로 고교 내신을 마감했다.


  그는 고교 시절 틈틈이 춘천시립도서관을 찾아 '공군' '조종' '항공' 등의 키워드로 도서를 검색, 관련 책을 빠짐없이 읽었다. 월간지 '항공'도 구독했다. 지난해 4월엔 '항공무선통신사' 자격까지 취득했다. "항공 분야 직업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일인 만큼 항공대는 학업 분량이 많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 '뚜렷한 꿈'을 가진 후배가 많이 지원하길 바라요. 문과생에게 길이 열려 있긴 하지만 배우는 내용은 전부 이과 계열이란 점도 염두에 두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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