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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팹리스 어보브반도체 최원 대표 이사(항공통신정보공학과 82)

  • 2022-06-14

 

  우리나라는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비메모리 분야에선 아직 세계시장 점유율이 낮다. 그러나 어보브반도체는 이런 비메모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을 대표해 활약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중 가전, 전기 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MCU(Micro Controller Unit)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의 바람을 타고 Smart MCU로 진화하며 그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가전 MCU 분야에서 세계 4위의 팹리스(Fabless.반도체 제조 공정 중 설계와 개발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회사)인 어보브반도체는 Smart MCU 시장의 글로벌리더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어보브반도체의 창업자인 최원 대표(항공통신정보공학과 82)는 1987년 LG반도체(前 금성반도체)에 입사해 1996년 그린칩스를 창업하며 독립했다. 어보브반도체는 2006년 매그나칩반도체(前 하이닉스)의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당시 해당 사업부는 큰 적자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 반대가 심했지만 최원 동문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3년 후 어보브반도체는 코스닥에 상장되는 쾌거를 맞았다.

  6월 9일 한국항공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어보브반도체의 산학장학생 산학장학생 설명회 현장에서 최원 동문을 만나 그가 꿈꾸는 어보브반도체의 미래와 모교 후배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들었다.




안녕하세요. 동문님. 2019년 캠퍼스 특강 이후 3년 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어보브반도체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삼성 생활가전 쪽의 당사 비중이 확대되고 있고, LG전자, Midea 등 국내 및 중국 업체 외에  필립스 등 해외 판매도 지속 성장세에 있습니다. 또한, 과거 리모콘 위주의 판매에서 가전, 무선, Power, 소방 관련 제품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2021년 12월에 400억을 투자해 코스닥 상장사인 반도체 후공정 회사 ‘윈팩’을 인수했고요.


‘팹리스’ 하면 제조는 파운드리 회사와 후공정 회사에 맡기고 설계 및 생산관리만 하는 회사로 알고 있는데, 후공정까지 하게 된 거네요. 어떤 계기로 인수합병을 결심하셨나요.


지난해 반도체 대란을 겪으면서 후공정을 중국에 의존해선 안 되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트럼프, 바이든 시대를 맞으면서 반도체가 국가 간 무기가 되었어요. 반도체 생산의 전체 공정까진 아니라도 가능한 많은 부분을 ‘Made in Korea’로 만드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시기적으로 잘 맞는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윈팩은 한국항공대 동문인 이한규 대표이사(항공전자공학과 84)가 운영하는 회사인데, ‘메모리’ 반도체 후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곳입니다. 윈팩 입장에선 이번 M&A를 통해 ‘비메모리’ 쪽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고, 어보브반도체는 파운드리를 제외한 반도체 설계, 제작, 후공정, 판매의 전체 공정을 다루게 되었으니, 서로 시너지가 나는 인수합병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보브반도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대한민국 반도체 팹리스를 이끌어 가는 혁신 기업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하여 회사의 전 부문이 힘을 합쳐 지속적인 성장을 통하여 대한민국 대표 팹리스에 도달하기 위하여 달려가고 있습니다.




오늘 산학장학생 설명회를 위해 바쁘신 가운데 어렵게 시간을 내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그만큼 인재 채용이 ‘너무너무’ 중요하니까요. 당연한 일입니다.


어보브반도체에는 약 300명의 직원이 있고, 그중 절반인 약 150명이 R&D 인력이라고 들었습니다. 한국항공대 출신은 몇 명이나 되고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한국항공대 출신은 아홉 명이 있습니다. 전공은 주로 전기전자, 컴퓨터 쪽이지만, 연구, 영업, 생산, 물류관리,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요. 꼭 R&D에 관련된 직무가 아니라도 공학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면 더 좋다고 봅니다. 삼성전자 사장단의 90%도 공학도이니까요. 물론 문과 출신도 노력해서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한국항공대 출신들은 대부분 자기 역할을 열심히 잘합니다.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우직하게요. ‘우직하게 일해야 한다’는 건 저 자신의 철학이자 경영방침이기도 합니다. 머리 좋고 똑똑한 사람은 떠나지만, 우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오래 남지요.


성공한 경영인은 자신만의 확고한 인생철학이 있으시더라고요. 동문님의 인생철학은 무엇인가요.


‘내가 찾고 노력하고 구하는 만큼 얻어진다’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다 보면 나만의 루틴이 생기고, 노하우가 생깁니다. 되겠다, 안 되겠다 하는 판단도 빨라지고요. 내가 원하지 않는데 어떻게 구해지나요. 제가 5억 달러를 만들겠다는 비전과 확신이 없다면 직원들이 어떻게 저를 믿고 따라오겠습니까. 어보브반도체는 일년에 두 번 워크샵을 하는데,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부서별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액 5억 달러라는 목표가 있다면 가능한 방안은 무엇인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지를 도출하는 거죠.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미래의 숙제가 Alliance인지, M&A인지가 명확히 보입니다.

 


동문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정말 회사를 아끼고 사랑하신다는 게 느껴집니다. 한번도 일을 쉰 적이 없으실 것 같아요.


2020년 7월에 암 수술을 받고 3주 정도 쉰 때 이외에는 경력상의 공백기가 없습니다. 그 3주간에 내가 살아온 길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지요.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힘들었습니다. 이제 회사를 정리할 때가 된 것 같다, 내 몸도 쉬라고 하는구나, 싶었죠. 그러다가 작년 말 400억을 투자하는 M&A를 하고 나니까 비로소 사는 것 같더라고요. 그때 나는 일을 더 해야 하나 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만들어갈 때 살아 있다고 느끼는 사람인가 보다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일을 할 때 삶이 더 즐겁게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모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먼저 꿈을 가지세요. 꿈을 안 꾸는 데 절대로 꿈이 이뤄질 수가 없어요. 꿈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노력하면 결국 이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