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금

엄마 같은 마음으로 학생들 돕는 하숙집 아주머니들, 고양장학회

  • 2016-12-21


  한국항공대학교에는 타지에서 올라온 학생들을 자식처럼 보살펴주며 장학금까지 후원해주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 벌써 20년째 가정형편이 어려운 한국항공대 학생들을 돕고 있는 학교 주변 하숙집 아주머니들의 모임, 고양장학회다. 학교에서 감사의 뜻을 전하면 이분들은 언제나 이렇게 답한다.  

 “자식 같은 아이들이잖아요. 많이 돕지도 못했는데 부끄럽기만 합니다.”


  고양장학회는 매년 7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도 14명의 학생들이 이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금을 받을 학생은 매 학기마다 선발되며, 경제적인 사정으로 학업을 지속하기 어렵거나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 가운데 학부(과)의 추천을 받아 장학금을 지급한다.  


  하숙집 아주머니들이 처음 고양장학회를 만든 것은 1995년이었다. 당시 한국항공대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다는 소문이 돌자 아주머니들은 학생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그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주머니 네 분이 ‘고양장학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매달 5만원씩 적금을 부어 목돈이 되면 연 초에 학교에 기부하기로 했고, 1996년 1월 첫 장학금 150만원이 한국항공대에 전달됐다.


  모임의 대표로 장학회 결성을 제안한 최삼옥(68) 씨는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학생들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파 돕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29년째 하숙을 하고 있다는 김산월(75·여) 씨도 “작은 힘이나마 보태서 공부를 잘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학생들 덕분에 우리 가족이 먹고 살았으니 어려운 학생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온정은 차츰 학생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또 다른 하숙집 아주머니들이 하나 둘 장학회에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회원이 10명으로 늘어났다. 장학금 액수도 차츰 늘어 700만원 규모가 됐다. 그동안 고양장학회 아주머니들이 기부한 장학금은 모두 9,000여 만원으로, 190여 명의 한국항공대 학생들이 아주머니들의 도움을 받았다.


  최 씨는 “종종 학생들로부터 고맙다는 편지를 받는다. 편지를 받으면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기억해주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고양장학회 아주머니들의 따뜻한 진심이 한국항공대 학생들에게도 분명 전해졌을 것이다. 한국항공대학교와 고양장학회의 소중한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란다.